<p></p><br /><br />주차장에 가면 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장애인 주차구역이 있지요. <br> <br>100대를 세우는 주차장에 2~3대 정도를 차지하는데요. <br> <br>잘 지켜지고 있을까요? <br> <br>장애인과 함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. <br> <br>김진이 간다, 시작합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[김진] <br>아파트, 백화점, 관공서 등 대부분의 시설 주차장에는 이 같은 장애인 주차구역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.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들이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건데요. 그런데, 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비장애인들이 주차를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. 장애인 주차구역의 불법 이용 실태를 취재했습니다. <br> <br>12년 전, 사고로 허리를 다친 최용준 씨. 하반신을 쓸 수 없어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. <br> <br>휠체어를 세우고, 차에 타고 내리려면 운전석 옆에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하다보니 늘 출발 전에 주차장부터 확인합니다. <br> <br>도착한 곳은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. <br> <br>[최용준 / 지체장애 1급] <br>이 시간에 왜 이렇게 지금... 와... 진짜 꽉 찼네요. <br> <br>장애인 주차구역은 이미 만차 상태. 일반 구역은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. <br> <br>[최용준 / 지체장애 1급] <br>저기도 주차구역인데 (주차를) 못 하니까 좁아서. 여기 (주차를) 못 하는 이유가 여기에 하면 제가 왼쪽에서 못 내리잖아요. 항상 주차를 할 때 우측으로 붙어야 해요. <br> <br>결국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. <br> <br>하지만 이곳 역시 장애인 주차구역에 빈자리가 없습니다. <br> <br>[피디] <br>주차할 때마다 좀 힘드시겠어요? <br> <br>[최용준 / 지체장애 1급] <br>조금 시간이 흐르면 무덤덤해지긴 합니다. <br> <br>한 대형 쇼핑몰 주차장. 장애인 주차구역은 역시 만차 상태. <br> <br>그런데, 멀쩡하게 쇼핑카트를 끌고 걸어온 두 사람.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된 차량에 탑승합니다. 혹시 몸이 불편하냐고 물었더니 가족 핑계를 댑니다. <br> <br>[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차주] <br>아버님 차량인데요, 잠깐 와서 장보고 아버님 모시러 가는 길이에요. <br> <br>장애인 주차구역은 주차 표지가 있더라도 해당 장애인이 탑승했을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. <br> <br>[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차주] <br>원래는 (장애인이) 탑승자거나 본인이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빨리 하고 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어요. <br> <br>또 다른 쇼핑몰 주차장. 왜 이곳에 주차했느냐고 물으니 아이 탓을 합니다. <br> <br>[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차주] <br>(주차공간이 나오길) 기다리다가 아이가 자꾸 울어서 빨리 사서 나오려고 (이곳에 주차하고) 갔다 왔거든요. 알아요, 저도. (장애인) 본인이 안 오면 주차하면 안 된다는 거. <br> <br>관공서도 마찬가지. 서울의 한 구청 주차장. <br> <br>이곳은 장애인 전동차 주차구역인데요, 누군가 외제차 한 대를 가로질러 세워놓았습니다. <br> <br>[피디] <br>이 차는 장애인 주차표지도 없네 <br> <br>주차 표지도 없이 장애인 주차 구역을 모두 가로막은 차량. <br> <br>차량 주변에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차주를 만났습니다. <br> <br>[피디] <br>여기 장애인 주차구역이잖아요? <br> <br>[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차주] <br>뺄게요. <br> <br>[피디] <br>아무리 급하셔도... <br> <br>[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차주] <br>알겠습니다. 뺄게요. <br> <br>운전자는 퉁명스럽게 얘기하고 자리를 뜹니다. <br> <br>같은 주차장. 또 다른 차량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세우고 있습니다. 다가가 살펴보니 역시나 장애인 주차표지는 없습니다. <br>이유를 물었더니 이런 변명이 돌아옵니다. <br> <br>[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차주] <br>오늘 (장애인 주차구역에) 처음 주차해봤어요. (주차장이) 꽉 차가지고. 구청에서 잠깐 일 보고 온 건데. <br> <br>유동인구가 많은 시설 4곳의 주차장을 각각 2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, 15대의 차량이 장애인 주차 구역을 불법으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. <br> <br>장애인 주차구역을 불법 이용하다 적발되면 과태료가 10만 원. 20년째 그대로이다보니 적발 건수는 4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. <br> <br>그런데도 단속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. <br> <br>[서울 ○○구청 담당자] <br>저희가 장애인 주차구역이 어디에 있는지 다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, 그래서 민원이 안 들어오면 (단속을) 안 나가고 있어요. <br> <br>민원을 제기하면 "자기 일도 아니면서 왜 간섭이냐", "이웃끼리 너무 한다"며 비난을 받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납니다. <br> <br>"누가 안 보니까 괜찮겠지" 라기보다는 "잠깐이라도 안 되지"라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, 철저한 단속과 과태료 인상 등의 제도적 보완도 필요해보입니다. <br><br>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.